뉴욕 묻힌 유해 국내 봉환 착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유진 초이’(이병헌 분)로 그려졌던 황기환(사진) 애국지사가 미국에서 눈 감은 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는 1일 황기환 지사가 안장돼 있는 미국 뉴욕 올리벳 묘지 측과 유해 파묘에 전격 합의하면서 순국 100년 만에 유해봉환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향후 유해 봉환반 파견을 비롯해 현지 추모행사, 국내 봉환 등 본격적인 유해 봉환 준비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황기환 지사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면 정부 주관으로 유해 봉환식을 거행하고 영현은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게 된다.
황기환 지사의 유해 봉환은 순국 100년, 정부의 유해봉환 추진 10년 만에 뜻 깊은 결실을 맺게 됐다. 황기환 지사는 1923년 4월 17일 순국 후 올리벳 묘지에 안장됐고, 지난 2008년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가 묘소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정부는 2013년부터 유해 봉환을 추진했지만 묘지 측이 유족이 없는 유해 파묘 및 봉환은 법원 결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해 난항을 겪었다.
결국 정부는 올리벳 묘지 측에 순국 100년이 되는 올해 유해를 봉환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과 해외 동포들의 염원을 담아 적극적으로 설득한 끝에 전격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에서 배우 김태리 씨의 역 고애신의 마지막 대사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봅시다(see you again)”가 실제로 이뤄지게 된 셈이다.
황기환 지사는 미국 유학 중 미군에 자원입대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프랑스 베르사유 평화회의 참석차 파리에 온 김규식을 지원하는 등 임시정부 파리위원회 서기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주차영국런던위원, 외교부 런던주재 외교위원 등을 역임해 활약하다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했다. 정부는 황기환 지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신대원 기자